반응형 시인의 정원12 장미 때론 어쩔 수 없는 일을 어떻게든 해 보려고 했다덤빌수록 꼬이는엉킨 실타래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기어올라야 하는 담은 저 멀리 아득한 데노란 햇살에 가슴이 탄다 한 박자 쉬어가며 한숨을 짓는 데돋아난 가시 하나담을 기어오르기 쉬어졌다 기어 오를 때 마다 하나씩 돋아나는 가시 세우고이파리 몇 장 떨구고찬연하게 담장을 오른 날 저 너머 푸른 바다를 보았다. 2024. 7. 8. 바다 그 미지의 세계 어릴 적 놀던 동산엔 누군가의 무덤이 있었다.무덤 가장자리 늠름하게 서 있는 소나무 등걸그 위에 걸터앉으면 태평양 바다로 이어지는 저 멀리 여수 앞바다가 작은 호수처럼 보였다. 저 바다 너머엔 누가 살고 있을까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까 그 먼곳에 가고싶은 마음에젓가락 끝을 잡으면 멀리 가서 산다기에밥을 먹을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웠다. 머나 먼 곳에 대한 동경넓은 곳에 대한 동경아님 닿을 수 없는 미지에 대한 동경이라 해 두자50이 넘은 지금도 그런 작은 호수같은 바다를 안고 산다. 닿고 싶어도 닿아지지 않는 그 곳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그 곳 2024. 7. 5. 본질에 대하여 누군가 물었다 순수와 순진의 차이는 무엇인가순진과 순수를 나름 고민하며 대충 둘러대고 난 후그 뒤로도 오랜 시간 종종 자신에게 묻곤 했다 넌 순수하냐넌 순진하냐 태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자연은 늘 가르침을 준다그 어떤 유혹이나 시련이 오더라도그냥 덤덤하게안으로 삭히고요란떨지 않으며그 자리에서 흔들림없이 버티는 것이 위대한 것이라고 순진과 순수라는 언어의 유희가 없어도그냥 가슴으로 느껴지는 그 본질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2024. 7. 3. 권태 태평양 어느 오지 섬에서낮잠을 자는 어느 여인처럼난 그렇게 무료했다 기나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권태라는 작은 벌레가 스멀스멀 내 등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잘 적응해서잘 따라갈 것커다란 틀안에서 작은 태엽시계마냥재깍재깍달리고 있었을 때에는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았다 권태는 새끼를 잘도 친다기하급수적으로 널부러진 시계바늘같은 나에게 붙어포식 중이다. https://youtu.be/ppR1eePgjNc?si=zw8XegZBB5tOVJtr 2024. 6. 16. 눈동자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중년여인임에도 불구하고어린 아이의 눈동자마냥세상과 타협한 적 없는 눈빛 그녀의 삶의 무게가 잠시 내 어깨를 짓누른다그 여자의 세월은상처투성이였을 지도 모른다결핍투성이였 지도 모른다 길바닥에서 종이컵을 들고 구걸을 하는그 맑은 눈에서 영혼을 얼핏 보았다 파란 눈을 가진중년의 그 여자는어디론가 금새 사라지고 없었지만그 눈빛은 형형하게 내 가슴속에 남았다. https://youtube.com/shorts/aNLKQShXKaQ?si=zRiZl97n8o2WxQAm 2024. 6. 16. 뉴질랜드 기다란 하얀 구름의 나라에처음 왔을 때 느낀페를 자극하던 그 신선한 공기의 맛 낯선 땅낯선 공기낯선 사람들 그 동안 간직해오던 언어와내 날개를 잠시 접어야 했다 산다는 건어디에 살아도별다를 게 없다는 걸몇 수십 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여기도 저기도 거기도사람냄새가 나는 곳은 어디나 같다는 걸 고향은내가 돌아갈 고향은내 마음 속 깊이 간직된서랍속에서만존재할 뿐이다. 2024. 6. 16. 이전 1 2 다음 반응형